INTERVIEW : NAMKEON AND YILEE

Namkeon & Yilee Exploring Essence. Interviews with Two Designers

29 March 2024
Photography. Jaehoon Lee (@leeejaehoon)
Edit. & Layout Design. Hayoung Koh (@vuffit)
Interview. Sangmin Sim (@aaronsimson)

Royal College of Art 디자인 석사 과정을 마치고 처음으로 24F/W와 캡슐 컬렉션을 선보이는 Namkeon과 Yilee는 디자인의 본질에 집중하며 브랜드 고유의 실질적 효용과 가치를 성장시키는 컬렉션을 전개합니다. 오랜 학업을 마치고 인더스트리에 첫 발을 내딛는 도전인 만큼 오롯이 디자이너로서의 본질에 무게를 두고 중요한 도전을 시작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확인해 보세요.

"하나로 관철되는 것보다 전혀 다른 조합으로부터 나오는 이질적인 미학을 녹여내고자 했습니다."

8DIVISION (이하 8D) : 안녕하세요 Namkeon, Yilee님. 인터뷰에 앞서 8DIVISION 독자분들을 위하여 소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Namkeon (이하 N) : 안녕하세요. 제 이름을 딴 브랜드를 시작하게 된 조남건입니다. 작년에 Royal College of Art에서 남성복 석사과정을 마치고, 현재는 첫 컬렉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Yilee (이하 Y) : 브랜드 Yilee를 전개하는 이혜진이라고 합니다. London College of Fashion 남성복 학부 졸업에 이어 Royal College of Art 여성복 석사를 졸업하고 돌아오자마자 진행한 첫 컬렉션을 선보이게 되어 설레는 마음입니다.

8D : 오랜 학업을 마치고 선보이는 첫 번째 컬렉션인 만큼 기대감이 크실 것 같은데요. 두 분의 컬렉션에 관해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N : 작업을 진행해 오면서 탄생했던 수많은 결과물들이 저에게는 의미 있는 하나의 ‘존재’라고 느껴집니다. 이전까지는 제 개인적인 작업물, 경험을 쌓는 단계였다면 처음으로 대중에게 선보이는 의미의 Rebirth와 저만의 방식으로 해석된 ‘Distorted Masculinity’라는 키워드를 사용하여 이번 컬렉션 테마를 정하게 되었습니다.

Y : 이번 컬렉션은 제가 옷을 대하며 느끼는 태도를 반영합니다. 제 안에 공존하면서도 충돌하기도 하는 양가적 미학을 깨닫게 된 게 컬렉션의 시작점이었습니다. 어느 날은 과감하거나 반항적이고 싶기도 하고, 어느 날은 로맨틱하거나 귀여워 보이고 싶기도 한. 하나로 관철되는 것보다 전혀 다른 조합으로부터 나오는 이질적인 미학을 녹여내고자 했습니다.

8D :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피스가 있으신가요?

N : 가죽 롱 코트입니다. 밀리터리 야상에서 영감을 받아 카라에 후드를 말아 넣거나 빼서 넣을 수 있는 디테일을 넣었고, 브랜드를 기획했을 때부터 디자인을 시작한 피스이니만큼 애착이 많이 가는 편입니다.

Y : Mega Shirring Blouson와 Asymmetric Slashed Skirt. 정형화된 패턴 워크에서 벗어나 플레어, 다트 그리고 셔링이 기존의 룰이나 방식을 따르지 않으며 변칙적으로 삽입되는데, 이를 가장 잘 반영한 컬렉션 피스들이라고 생각합니다.

8D : NAMKEON만의 과감한 CURVED PATTERN이 돋보이는 아이템 중, 개인적으로 가방이 매우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제작 계기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N : Leather Pelvis Cross bag. 해부학 사진에서 영감을 받은 이 가방은 저의 졸업작품에서 이어진 아이템입니다. 신체의 척추, 골반 라인의 쉐입과 무언가를 담아내는 가방의 역할이 꽤나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우리 신체는 완벽한 대칭이 아닌, 각자의 생활 습관이나 행동에 따라 달라지며 비대칭적이고 유기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형태를 착안해, 가방을 열고 닫을 수 있는 지퍼 아대 부분을 비대칭적이게 꼬여지는 형태를 갖게 의도하였고, 직선적이지 않은 커팅 라인 또한 과감하게 사용하였습니다.

“가죽의 특성, 예를 들어 에이징 되었을 때 나타나는 독특한 느낌과 유연한 것 같으면서도 튼튼한 특징이 매력적이라고 느꼈어요.”

8D : 계속해서 가죽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직접 가죽 제품의 메이킹에 참여한다고 들었습니다. 그 과정에 대해 더 알려주실 수 있나요?

N : 가죽의 특성, 예를 들어 에이징 되었을 때 나타나는 독특한 느낌과 유연한 것 같으면서도 튼튼한 특징이 매력적이라고 느꼈어요. 또한 앞서 말씀드린 키워드 ‘Distorted Masculinity’와 연결 지을 수 있는 게, 저는 어렸을 때부터 남자다워야 된다는 강박 아닌 압박을 스스로 느껴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WWE 프로레슬링이나, 모터사이클, 록 음악 또는 밀리터리 룩 등 ‘남자다움’을 부각하는 콘텐츠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러한 것들 중에서 꼭 빠지지 않았던 것이 가죽이었던 것 같아요. 코로나가 시작되고 부득이하게 학업이 미뤄졌을 때, 한국에 거주하면서 본격적으로 가죽에 대한 공부와 가방 제작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어요. 공예 쪽에 가까운 제조 과정이 저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왔고, 그 과정 속에서 디자인과 결합을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컬렉션에서 선보인 가방과 액세서리류, 더 나아가 가죽류 코트나 재킷같이 가죽 의류 쪽에도 직접적으로 메이킹에 참여하고 싶은 바람입니다.

8D : YILEE 특유의 아이코닉한 실루엣과 다양한 패브릭이 인상적입니다. 소재 선택 또는 실루엣에 있어 가장 고려하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Y : 흔히 찾아볼 수 없는 컬러웨이와 소재 조합들을 가장 많이 상상하고 실험해 보고 좌절도 해가면서 마침내 밸런스를 찾아냈을 때 디자이너로서 유의미한 순간이라고 느낍니다. 아이코닉 한 실루엣을 스케치하고 그것을 Realisation 하는 것은 결국 틀을 깨는 패턴 워크와 소재 선택이 반드시 따라주어야 합니다. 이 중 한 가지라도 빠지면 실루엣 구현조차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깨닫고 알아나가는 과정은 끊임없이 만들고 실험해 보는 방법 외엔 없는 것 같습니다. 리서치로부터 상상, 그리고 2D 스케치와 3D 가먼트 간의 간극과 괴리를 줄이고 더 아름답게 현실로 구현하는 것이 디자이너 능력치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이 앞으로도 디자이너로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시간을 쏟아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찾아볼 수 없는 컬러웨이와 소재 조합들을 가장 많이 상상하고 실험해 보고 좌절도 해가면서 마침내 밸런스를 찾아냈을 때 디자이너로서 유의미한 순간이라고 느낍니다.”

8D : YILEE의 아카이브 작업 중 메탈 피스가 단연 시선을 끄는데요. 제작하시게 된 계기와 프로세스가 궁금합니다.

Y : 기존에 원단으로 옷을 만드는 과정에 조금 지루함을 느끼던 차에, ‘New Material’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텀이 있었습니다. 이때 퓨처리즘에 인투되어 리서치 중이었고, 파코 라반, 후세인 샬라얀, 기스 바커 등 주얼리와 패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디자이너들의 아카이브들을 보며 메탈릭 한 미러 아크릴을 소재로 고르게 되었습니다. 휠 프레임에서 영감을 받은 도안으로 가먼트 형태를 갖추기 위해 디지털 작업으로 구조 도안을 짜는 것이 가장 먼저였고, 레이저 컷을 통해 각 피스들을 출력하고 하나하나 엮어 도면대로 점점 가먼트의 형태를 갖춰가는 과정이 시간은 가장 오래 걸렸지만 뿌듯했던 순간이었습니다.

8D : 두 분께서는 어떻게 처음 만났고, 각각 생각하는 서로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Y : 대학원에서 처음 만나게 되었고, RCA 메이킹 스튜디오에서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낸 사람이 저희 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옷을 대하는 태도와 방향성이 디자이너로서 가장 닮을 점이 많은 동기라고 느꼈습니다. 꾸준함과 꼼꼼함이 남다르고, 자극과 힘을 가장 많이 받은 친구입니다.

N: 코로나가 한창 진행 중일 때 들어간 영국에서 낯선 환경에 처한 와중에 나이도 같고, 관심 분야도 비슷한 친구가 있어서 금방 친해졌던 것 같아요. 같이 작업하면서 느낀 Yilee는 패션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하는 모습과 확실한 방향성을 가지며 작업하는 친구였습니다. 멋있는 친구예요.

“단순한 의복이 아닌, 그 이상의 의미를 옷과 인간의 관계에서 찾아 정의를 내리는 것이 제 스스로 풀어야 할 과제인 것 같습니다.”

8D : Human beings are infinite라는 철학적 성찰에 영감을 받아 NAMKEON의 디자인 방향성을 전개한다고 들었는데,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N : 저는 지극히 개인적인 질문들과 궁금증에서 디자인이 시작됩니다. 좋게 말하면 생각에 잠겨있는 걸 좋아하고, 나쁘게 말하면 잡생각이 많은 타입이에요.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법과 철학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것들을 제가 만들어 내는 작업물들에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더 나아가 단순한 의복이 아닌, 그 이상의 의미를 옷과 인간의 관계에서 찾아 정의를 내리는 것이 제 스스로 풀어야 할 과제인 것 같습니다.

8D : NAMKEON의 제품을 디자인하고 제작할 때 가장 공들이거나 중요시하는 것이 있나요?

N : 웨어러블한 특징과 기능성을 기본적으로 중요시하게 생각하고, 더 나아가 착용자가 저의 옷을 데일리로 입을 수 있게 하는 목표점을 두고 있습니다.

8D : YILEE 제품을 제작하시면서 방향성, 무드에 큰 영감을 준 것/계기가 있으신가요?

Y : RCA 재학 시절 가장 대화를 가장 많이 나누고 제 작업을 아껴주었던 튜터가 있는데, 그녀가 ‘Cute but Dangerous’라는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인 코멘트를 해준 적이 있습니다. 이상하게도 저는 이 짧은 코멘트가 오래 기억에 남았고, 제 안에 공존하는 양가적인 감정이 작업물에 반영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계기가 되었습니다. 작업자의 입장으로서 때론 스스로의 작업에 갇혀 오히려 객관적인 시선을 잃기도 하는 힘든 순간들이 있는데, 그녀의 이런 코멘트들이 제 머릿속을 단순 명료하게 만들어주었던 계기였습니다.

8D : 디자인적인 측면에 있어 YILEE에서 앞으로 더 어떤 것을 기대해 볼 수 있을까요?

Y : YILEE만의 장르를 만들어가고 싶고, 오로지 YILEE에서만 볼 수 있는 옷을 디자인하고 싶습니다. 들여다볼수록 재미있고 흥미로운 옷들, 그리고 타임리스하며 오래오래 소장하고 싶은 옷. 특별한 날 입고 싶은 옷부터 조금 더 일상적인 옷까지 짜임새 있게 구성해 나가고자 합니다.

8D : 곧 8DIVISION과 함께 서울에 팝업을 계획하고 있는데요. 무엇이 가장 기대되시나요?

N: 8DIVISION은 어렸을 때부터 관심 있게 지켜봐왔던 편집샵인데, 이번 기회에 팝업을 진행하게 되어서 기쁩니다.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신 만큼,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중입니다. 많은 관심 가져 주시고 쭉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Y: 국내에도 다양한 브랜드가 있다는 것을 최대한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봐주셨으면 좋겠고, 앞으로의 행보까지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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