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MPQ

An interview with MPQ's Jo Gye-ju.

2009년, 당시에 보기 힘들었던 기묘한 옷들을 선보이며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던 Mellow Planet. 조계주 디자이너만의 독특한 철학을 담았던 Mellow Planet은, 현재 MPQ를 거쳐 bdW/Mpq 가 되었습니다. 어느덧 10년 차가 넘은 장수 디자이너로서 그의 솔직한 가치관과 브랜드 히스토리를 엿볼 수 있는 인터뷰를 담아봤습니다.

8DIVISION (이하 8D) :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8DIVISION 독자들을 위해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nswer (이하 A) : 안녕하세요, MPQ를 운영하는 조계주입니다.

8D: 패션 사업을 시작하게 되신 계기가 있을까요?

A: 저는 4수 해서 24살에 학교를 입학했어요. 그렇게 고생해서 홍대에 입학했는데 막상 반 학기 다니고 나니 배울 게 없다고 느껴졌죠. 그때 바로 창업 준비를 시작했어요. 그게 멜로우 플래닛의 시작이었어요. 그때는 하나하나 제가 다 직접 만들고, 리폼하고 그렇게 브랜드를 전개했습니다.

8D: 그럼 학생 때부터 멜로우 플래닛을 시작하신 거네요.

A: 그렇죠. 그렇게 학기를 거의 날리다시피 하니 등록금이 너무 아까웠어요. 4수까지 하고 그러고 있으니 부모님 눈치가 보이기도 했죠.(웃음) 1년 정도 그렇게 브랜드를 운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학교는 그만두게 되었어요. 지금 햇수로는 공익으로 인한 공백기 제외하고도 10년 정도 된 것 같아요. 어쩌다 보니 장수 브랜드가 되었네요.

8D: 멜로우 플래닛은 어떤 콘셉트로 만드시게 됐나요?

A: 그때 당시 버나드 윌헴(Bernhard Willhelm) 같은 브랜드들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화제가 됐었고 그게 되게 멋있다고 느꼈어요. Addicted 가 지금 위치 말고 반지하에 있던 시절 거기 있던 많은 기기묘묘한 옷들을 보고 영감을 받았었죠. 그중 헨릭 빕스 코브의 기기묘묘한 옷들을 보고 나도 저런 옷들 만들어 보고 싶다고 느꼈어요. 특이하게 만드는 건 재밌어했으니까요.

8D: 그럼 멜로우 플래닛에서 mpq로 바꾸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A: 멜로우 플래닛을 시작했을 때 그게 제 스타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제 스타일이 아닌, 그때 유행했던 스타일로 브랜드를 시작했던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고 트렌드가 바뀌는 걸 보면서, 시작했을 때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다 보니 어느새 한물 간 트렌드를 고수하는 브랜드같이 느껴졌죠. 물론 처음 시작했을 때의 스타일을 계속 고수할 수도 있지만, 그건 상업 의류의 영역을 벗어나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옷에 대한 기준이 생길 때 일본 브랜드를 많이 접했었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때 당시 일본 브랜드들에서 고집하던 장인 정신 같은 것에 영향을 많이 받았었어요. 그 당시 멜로우 플래닛도 꽤 잘 되었었지만 제가 정해놓은 소위 ‘장인 정신’ 같은 것에 꽂혀 브랜드가 폐쇄적이게 되었죠.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평소 로맨틱하다고 생각했던 요소들을 브랜드에 다 넣어 운영하다 보니 결국 제 스스로가 봐도 힙하지 않다고 느껴졌어요.

8D: bdw / mpq의 브랜드의 뜻에 대해 설명해 주시겠어요?

A: 생각보다 별다른 의미는 없어요. mp는 멜로우 플래닛의 약자예요. 그리고 q는 알파벳을 다 붙여봤는데 q가 제일 이쁘게 붙더라고요. 그래서 mpq 가 되었어요. 브랜드를 만들 때 로고에 의미를 크게 부여하지 않았어요. 만들 땐 몰랐는데 나중에 로고를 활용하다 보니 mpq라는 로고가 비주얼적으로 활용하기 쉽지 않은 로고더라고요.

8D: 그래서 bdw를 붙이게 된 건가요?

A: 그런 것도 있죠. 하지만 그때 당시 mpq를 운영하다가 군대 문제로 브랜드를 쉬게 되면서, 다시 mpq를 시작할 시점에 이전과는 다른 리뉴얼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bdw를 붙이게 되었죠. bdw는 그냥 mpq를 뒤집은 거예요. 브랜드 로고를 통째로 뒤집어도 bdw/mpq 가 반복되죠.

8D: 아 그렇군요. 저는 bdw가 약자인 줄 알았어요.

A: 요즘 디자인에 있어서는 의미를 버리는 게 더 이쁘게 나온다고 느껴요. 패션은 비주얼 장산데, 의미 때문에 비주얼이 퇴색되면 선후가 어긋난다는 느낌이 들어요. 결과물이 의미보다도 디자인적으로 잘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8D: 브랜드가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에 대해서 설명해 주시겠어요?

A: 무엇보다 제 브랜드는 다른 브랜드의 대체재가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옷을 소비하는 게 단지 비주얼뿐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내가 이 옷을 입음으로써 나의 정체성을 보여준다고 생각거든요. 제 브랜드도 옷을 입었을 때는 그 브랜드의 느낌도 같이 보여줄 수 있는 브랜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덧붙이자면, 이번 시즌에 헤비 아우터는 만들지 않았어요. 이 부분도 제가 추구하는 가치를 잘 보여주는 부분이긴 한데, 제 기준에서 봤을 때 완성도가 높은 옷들을 잘 알고 볼 줄 알면서 단지 가격 때문에 그것보다 못한 옷들을 출시하고 싶진 않았어요. 보통 사람들이 갖고 있는 절대 가격 저항선이라는 게 있잖아요? 나중에 헤비 아우터를 내가 원하는 수준까지 디테일 업하고 생산까지 했을 때 나오는 가격에도 팔 수 있을 때 헤비 아우터를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제가 모자를 만들 때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아요. 모자의 경우 원하는 대로 디테일 업하고 자수를 넣어도 팔 수 있는 가격대가 나오거든요.

8D: 실제로 우리 8division에서도 MPQ 모자가 판매가 좋았어요.

A: 잘 팔려서 다행이네요. 입점했는데 안 팔리면 쪽팔리잖아요. (웃음)

8D: 이번 시즌의 테마는 무엇인가요?

A: 이번 시즌 테마는 ’잔치국수 웨스턴’ 이예요. 이탈리아에서 풀어낸 서부영화를 ‘스파게티 웨스턴’이라고 하잖아요? 저는 한국 사람이니까 ‘잔치국수 웨스턴’이라고 지었어요. 평소 하드 웨스턴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소화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정통 웨스턴 스타일이 아니라, mpq만의 스타일로 풀어낸 테마라고 말하고 싶네요.

8D: 이번 팝업의 콘셉트도 궁금해요.

A: 제대로 된 전시를 해보고 싶었어요. ‘유사 아트’처럼 보이지 않고 미술관보다 더 미술관 같은 퀄리티 있는 전시품들로 채워보고 싶었어요. 제가 여태까지 제작한 작업물들을 모아서 공개하는 건 8division이 처음인 것 같네요.

8D: 아트 피스들의 영감은 어디서 받으시나요?

A: 제가 워낙 동물을 좋아해요. 보는 것도 맨날 디스커버리 서바이벌만 봐요. 어렸을 땐 곤충도 좋아해서 도감을 외울 정도였어요. 그런 식으로 제가 좋아했던, 멋있게 생긴 동물들이 비주얼적으로 영감을 많이 주는 것 같아요. 두 번째는 하나의 문장에서 출발해서 어울리는 조형이나 그림은 뭐가 있을까라는 식으로 작업을 하기도 해요. 최근엔 인간의 존재에 대해 많이 생각해서 거기에서 파생된 작업물들이 많은 것 같아요.

8D: 그럼 아트 피스들도 판매하시는 건가요?

A: 저는 이걸 팔아보거나, 팔릴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신구 대표님이 한번 팔아보라고 제안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천문학적인 금액대로 판매 할 거라고 했죠. 저는 가격은 카운터에 문의라고 해놓으려고요. 가격을 써놓으면 재수 없어 보일 것 같아서.. (웃음)

8D: 혹시 MBTI 여쭤봐도 될까요?

A: 검사는 해봤는데 기억이 잘 안 나요. 저한테는 혈액형 정도인 것 같아요. 전혀 신뢰하지 않아요.

8D: 본인에게 영향을 주는 사람이 있을까요?

A: 종우형(99%is)과 민재가 생각나네요. 종우형이 한창 옷에 징을 치고 있을 때, 저는 종우형이 펑크 징 장인이라고 생각했죠. 어느 날 종우 형을 만났는데, 더 이상 징을 안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펑크 장인이 징을 안 치면 어떡하냐고 했더니, “요즘 펑크는 힙합이야”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이 저에게는 엄청 자극이 되었어요. 저는 이 형보다 훨씬 못하는 상황인데도 ‘장인 놀이’에 취해 있었는데, 종우형은 흐름을 읽고 거기에 빠르게 맞추는 사람이구나 싶었어요. 민재라는 친구도 스타일이 정말 멋있는 친군데, 여유가 있고 긍정적인 편인 친구라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아요.

8D: 개인적인 질문이긴 한데, 미간 피어싱은 안 아프셨나요?

A: 뚫을 때는 안 아팠는데, 세수할 때 반지에 걸리면 더럽게 아프더라고요.(웃음)

8D: 계주 님의 취향은 무엇인가요?

A: 패션 쪽으로는 최근에 드리스 반 노튼이나 아워 레가시가 좋더라고요. 그래픽 기반의 굿즈 브랜드 중에는 최근에 부트 보이즈 비즈가 아주 잘한다고 생각해요. 영화는 크리처 물, 콘셉트가 확실한 영화들을 좋아해요. 뱀파이어 헌터 D, 디스트릭트 나인을 재밌게 본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음악은 투 도어나 피닉스의 If I feel better를 좋아해요. 멜로디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그런지 힙합은 좋아하지 않아요.

8D: 궁극적 목표인 목표가 있을까요?

A: 제일 잘한다는 소리 듣고 싶어요. 측정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건 알지만, 누가 봐도 “쟤는 잘해”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Interview. Wonjae Park(@overthewknd)
Photography. Soyeon Kim(@wyw_kiki98)
Layout Design. Hyeona Kim(@keemhye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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