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THE MUSEUM VISITOR

Interview with Park Moon-soo, who runs THE MUSEUM VISITOR.


Edited & Design. Hyeona Kim (@keemhyeona)
Photography. Soyeon Kim (@wyw_kiki98)
Text. Shingu Heo (@heoshingu), Hyeona Kim (@keemhyeona)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브랜드 The Museum Visitor.
8DIVISION에서 The Museum Visitor의 디렉터이자 패션디자이너 겸 화가인 박문수를 만났다.
베를린 여행자에서 한국에 돌아와 브랜드 쇼룸을 차리기까지 그의 이야기.
그가 생각하는 예술과 순수함, 문화를 사랑하는 아름다운 마음을 느껴보기 바란다.

Q. 디자이너 박문수에대한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P. 저는 어렸을 때부터 문화와 패션에 관심이 많았어요.
‘어떤 사람이 멋있을까?’ 라는 질문에 예술가가 멋있어 보였어요.
그럼 ‘멋있는 행위는 무엇일까?’ 역시 예술이었죠.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예술이라고 생각했어요 단순히.
그래서 무작정 혼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일기도 쓰고 여러 가지로 표현도 해보고.
성인이 되고 패션으로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모님께서 유학을 권하셨고 미국 유학을 준비했습니다.
유학 준비 과정 자체를 즐겼어요. 토플도 따고 포트폴리오도 준비하고.
외국에서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The Museum Visitor라는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Q. 미국에서 베를린으로 가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P.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대학교 패션디자인과에 6개월 정도 다녔는데 회의감을 느꼈어요.
생각했던것과 달리 한국에서도 배울 수 있는 것들을 가르쳐주더라고요. 재봉틀이나 봉제 같은.
미국에서 생활은 재밌었지만 선배들을 봤을 때 리스펙이 생기지도, 교과과정이 잘 맞지도 않았어요.
그러던 중 베를린에 대해 들었어요. 사실 베를린에 대해 잘 몰랐는데 학비가 안 든다는 얘기를 듣고 유럽으로 갔습니다.
베를린은 확실히 제가 원하던 것을 채워줄 수 있는 도시였어요. 도시가 철학적이면서 문화도 잘 발전되어 있어요.
당시 21살이었는데 거기서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고 백수 생활을 3개월 정도 했죠.

Q. 브랜드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P. 제대 후 여자친구와 7개월간 미국, 유럽여행을 갔어요.
마지막 여행지 뉴욕에서 이제는 뭔가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혼자 있으니까 불안해지더라고요. 사회적 활동을 하는 것도,
작가가 된 것도 아닌데 하는 일이 딱히 없으니까. 뉴욕 다락방에서 생각을 많이 했어요.
‘한국에 돌아가면 브랜드를 바로 시작해야겠다’ 계획했고 2017년에 브랜드를 시작했습니다.

Q. 브랜드 시작과 진행을 하면서 느낀 부분에 대해 궁금합니다.

P. ‘패션은 산업이다’라는 것을 느껴요. 어쨌든 회사기 때문에 세일즈에 대한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더라고요. 하고 싶은 것과 현실에 괴리가 생기기도 하고. 돈을 벌어야 되는데 너무 아트만 생각하고 있었어요. 거기서 오는 고충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인더스트리에 대한 이해도가 생겨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돈을 벌 수 있을 때 벌고 그걸 자본으로 전시를 해야겠다고. 하나의 매개체로써 소비자와 소통을 함과 동시에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Q. 그럼 이 공간을 패션과 아트, 합의점을 찾은 결과물이라고 봐도 되겠네요?

P. 네 약간은. 아직은 합의점을 찾고 있어요.
잘나가는 카테고리가 있고 아무리 공을 들여도 접근하기 힘든 카테고리가 있는데 그 갭을 줄이고 싶어요.
뭘 만들어도 잘 팔릴 수 있게끔 아이덴티티를 더 쌓고 싶고 브랜딩을 더 잘 하고 싶고.
비단 옷 디자인 하나가 아니라 브랜드 자체를 성장시키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옷 열 개를 만들어서 하나가 잘 될 수 있는데 그게 브랜딩이라고 생각하진 않거든요.
말 그대로 옷 하나 잘 나온 느낌. 브랜드 택(Tag)이 주는 엄청난 힘이 있다고 생각해요.
어울리는 옷이 아니더라도 사고 싶은 옷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Q. 작품중에 유독 꽃이 눈에 띄어요. 상징하는게 있나요?

P. ‘예술은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것이다.’ 라고 정의를 내린것 처럼,
‘내가 생각한 아름다움은 꽃이다.’ 라고 정의를 내렸습니다. 그걸 토대로 꽃을 계속 표현해요.
아픔과 꽃을 연결시키기도 하고 좋은 순간을 연결시키기도 하고요.
꽃만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소재도 없는것 같아요.

Q. 각별히 마음이 가거나 사연이 있는 제품이 있나요?

P. 트렌치코트. 처음에 브랜드 시작할 때 어떻게 해야 될지 막막했어요.
그 답답한 심경을 저 코트에 담았습니다. 아카이브적으로는 첫 작품이에요.

Q. 코로나가 극성입니다. 어떻게 지내시나요?

P. 개인적으로 답답함을 다소 느껴요. 그렇다고 소비자들의 욕구가 끊긴 것 같진 않아요.
타격 있는 분야나 업종이 있겠지만 일이 잘 안된다고 코로나를 변명으로 삼고싶진 않아요.
규율에 맞춰서 어디든 갈 수 있고 하고 싶은 건 다 하고 있으니까요.
타격이라고 생각은 하지 않지만 영향은 있는 거 같아요. 삶의 방식이 달라지다 보니 거기에 발맞추고 있습니다.

Q. 본인의 생활에 있어서 변화는 없나요?

P. 삶의 큰 변화는 없지만 해외를 못 가는 것이 가장 힘들어요.
사비로라도 외국에서 전시를 하고 싶었거든요.
전에 베를린과 샌프란시스코에서 전시를 했는데,
사람이 많이 찾아오고 그런 것에 무게를 두지 않고 도전하는 것에 무게를 뒀어요.
지금은 국내에서 모든 걸 다 해야 하니 좁아진 거죠.
직접 가서 느끼는 거랑은 확실히 다르잖아요. 지금은 그러지 못하는 게 제일 답답합니다.

Q. 외국에서 생활하다 서울로 옮겨 왔는데 장단점이 있나요?

P. 서울은 딱히 부족함이 없는 것 같아요.
뚜렷한 것이 없어 아쉽긴 하나 부족한 건 전혀 없어요.
모든 것이 니즈에 맞춰 성장해있어요.
현재 한국도 ‘지금이 타이밍이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시아에서 문화적으로 탑이 된 것 같아요.
객관적인 수치로 문화가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문화 자체가 일본을 넘어서지 않았나 싶어요.(웃음)

Q. 취미와 취향에 대해 궁금합니다.

P. 취향의 양면성이 있는 거 같아요. 취미라고 하면 책을 읽거나 축구를 하거나.
어렸을 땐 영화 보고 음악 듣는 걸 취미라고 했는데 그건 이제 일상이됐어요.
지금의 취미는 운동이나 자기개발할 때 뿌듯함을 느껴요.

Q. 즐겨듣는 음악이 있다면?

P. 롤링 스톤즈. 원래 힙합을 들었는데 요즘 락이 좋아요. 클래식 락을 즐겨 듣습니다.

Q. 요즘 관심있는 분야가 있나요?

P. 제 관심은 항상 여기(더뮤지엄비지터)에 있어요.
다른 하나는, 일이 너무 바빠지면 가끔 집중이 안 돼요.
그래서 명상이나 몰입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가능성을 더 깨우는 거죠.
집중이 안 되는 날 회의감이 들거든요. 나를 컨트롤하는 데 재미를 느낍니다.
사람 몸이라는 게 가능성이 무진한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사자가 뒤에서 달려들면 평소보다 더 빨리 뛸 수 있듯이 몸의 기능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는 것 같거든요.

Q. 직접 그림을 그리는 것 같은데 그림을 그리면서 고충은 없나요?

P. 수작업으로 그림을 직접 그리는 라인이 따로 있어요.
많으면 하루에 30개 정도 그리는데 날을 잡아야 돼요.
직접 그려야 하니까 가끔 힘이 부칠 때가 있죠.
그런날은 '오늘 무조건 끝낸다.' 는 생각으로 작업만 합니다.

Q. 가끔 브랜드를 그만하고 싶을 때도 있지 않나요?

P.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봤고 쉬고 싶단 생각이 들 때는 있죠. 확실히. (웃음)

Q. 요즘 소비자층에서 국내브랜드 카피 문제에 곤두서 있잖아요. 카피나 오마주, 모티브에 대한 본인에 생각이 궁금합니다.

P. 그 부분에 있어서 스스로 예민한 편이에요. 무의식적으로 만들었는데 비슷한 게 있는 거 같다 싶으면 그냥 드랍시켜요.
브랜드가 뭘 지향하는가가 중요한 것 같아요. 브랜드에서 하나 잘 못 나왔을 때 너무 깎아내리는 문화는 좋지 않은 것 같아요.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문화가 더 발전되면 좋을 거 같아요.

Q. 디자이너 박문수가 그리는 패션 씬(Scene)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하시나요?

P. 뮤지엄비지터가 옷뿐만 아니라 하나의 플랫폼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라이프 스타일도 다루고 전시도 하고 옷도 만들고.
표현의 창고가 되고 싶어요. 웰메이드로.
패션 하우스에 대한 욕심도 있지만 이걸 통해 다른 걸 시도했을 때 더 재미를 느끼거든요.
‘이 브랜드는 범주가 넓다.’ 라는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어떻게 되시나요?

P. 요즘 잘 하시는 분들을 보며 자극을 받아요.
욕심으로는 플랫폼으로 성장시켜서 이것저것 해보고 싶지만
브랜드의 시그니처가 나올 때까지 집중하고 아이덴티티를 더 살리고 싶습니다.
브랜딩과 동시에 옷을 잘 만들고 싶어요.
제대로 할 거 아니면 아예 안 해버릴 정도로 욕심이 생겼습니다.(웃음)

Q. 마지막으로 디자이너께서 브랜드를 좋아해주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

P. 저는 꼭 입지 않더라도 옷장에 걸어만 놓아도 기분이 좋은 옷을 만들고 싶어요.
입는 것이 주최가 아니라 소장용으로라도.
저를 좋아하고 영향을 받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것을 보여드릴 수 있어요.
아직 배고픈 느낌이에요. 계속 진행 중이니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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